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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왜 ‘감정’을 기록해야 할까?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 이상을 경험합니다. 오늘은 나만의 ‘감정 독서 지도’ 만들기: 책장을 넘길 때 마음은 어디로 향했을까?에 대해서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어떤 문장에서 울컥하고, 어떤 문장은 우리를 웃게 하죠. 책장을 넘기며 지나간 그 수많은 감정들, 지나쳐버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요?
이 글에서는 독서 중 느낀 감정을 지도처럼 시각화해 정리하는 ‘감정 독서 지도’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독서를 감성적으로, 또 창의적으로 기록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맞는 방법이에요.
우리는 책을 읽으며 매 순간 다양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내용은 어렴풋이 기억나도, 그때 느꼈던 감정은 대부분 잊혀져 버리죠. 하지만 감정은 독서 경험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어린 왕자》를 처음 읽었을 때, ‘어른이 되기 싫다’는 묘한 슬픔이 밀려왔던 기억.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으며 한 문장을 보고 눈물이 났던 경험. 이처럼 책의 내용이 아니라, 그때의 감정이 우리를 다시 책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감정 기록의 힘
책과의 ‘개인적 연결’이 생긴다: 내 감정과 연결된 문장은 단순한 글자가 아닌 ‘기억의 장소’가 됩니다.
감정의 패턴을 알 수 있다: 슬플 때 어떤 책을 좋아했는지, 어떤 문장이 나에게 힘이 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자기 이해가 깊어진다: 내가 어떤 주제에 민감한지, 어떤 문장에서 감동을 느끼는지를 파악하면서 자기 감정의 지도를 만들게 됩니다.
감정 독서 지도, 이렇게 만들어요
‘감정 독서 지도’는 말 그대로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꼭 복잡할 필요는 없어요. 색, 도형, 선, 단어 등 내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면 됩니다. 아래는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단계예요.
1단계: 감정을 즉시 메모하기
책을 읽는 동안 감정이 확 튀어나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예:
“여기서 왜 이렇게 서글프지?”
“이 말, 너무 따뜻하다. 위로가 된다.”
“이거 진짜 공감돼. 나랑 너무 비슷해.”
이럴 때는 포스트잇이나 감정 키워드 카드를 사용해 그 페이지에 표시해 두세요.
감정 단어는 ‘분노’, ‘감동’, ‘공감’, ‘짜증’, ‘눈물’, ‘웃음’, ‘놀람’ 등 자신만의 감정 카테고리를 만들어도 좋아요.
2단계: 감정을 색이나 기호로 구분하기
기록한 감정을 시각화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색상과 도형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감동 → 파란색 하트
분노 → 빨간색 번개
공감 → 녹색 체크
위로 → 보라색 구름
웃음 → 노란색 별
책의 페이지를 따라 이런 감정 기호를 표시하고, 다 읽고 나면 감정의 흐름이 한눈에 보이는 지도가 만들어집니다. 디지털로 정리하고 싶다면 노션, 구글 스프레드시트, 루미너스 같은 앱도 활용할 수 있어요.
3단계: 감정 지도 작성 + 짧은 기록
책을 다 읽은 후, 앞서 표시한 감정 키워드와 함께 감정 지도를 만들어봅니다. A4 한 장에 선으로 연결하거나, 시간순으로 배열해도 좋고, 주요 장면별로 정리해도 좋아요.
그리고 각 감정 옆에 짧은 설명을 덧붙이면 더 좋습니다.
예:“3장 마지막 문장. 예전에 헤어진 친구가 떠올라서 눈물이 났다.”
“주인공의 말투가 너무 나 같아서 웃음이 나왔음. 약간 민망했음.”
“이 문장, 꼭 나중에 누군가에게 읽어주고 싶다.”
이 감정 지도는 마치 ‘감정 일기’ 같지만, 텍스트가 아닌 책을 통한 내 감정의 지도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감정 독서 지도로 얻을 수 있는 3가지 변화
‘감정 독서 지도’는 단순한 기록 그 이상입니다. 반복해서 실천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깁니다.
책이 ‘내 이야기’가 된다
기존의 독서는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면, 감정 독서 지도는 책과 내가 감정적으로 대화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다 보면 책 속 인물의 감정과 내 감정이 연결되며, 이야기의 흐름이 더 깊이 이해되고 오래 기억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가 풍부해진다
자신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말과 글의 표현력이 놀랍게 향상됩니다. 이는 글쓰기, 대화, 일기, 자기 소개서 등 다양한 상황에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냥 좋았어”에서 벗어나 “잔잔하고 오래가는 위로 같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마음이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감정 독서 지도는 결국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도구입니다. 어떤 문장에 공감했고, 어떤 장면에서 불편함을 느꼈는지 기록하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감정에 민감한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이건 자존감 향상은 물론, 심리적 안정감에도 도움이 됩니다. 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내가 언제 감동하고, 언제 상처받는지를 알아야 하니까요.
마무리: 감정을 잊지 않는 독서, 당신만의 책 지도를 만들다
책 한 권을 덮었을 때, 내용뿐 아니라 감정까지 기억에 남는다면 그건 진짜 읽은 책입니다. ‘감정 독서 지도’는 책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나만의 언어를 갖게 해주는 새로운 독서법입니다.
기억해보세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 마음도 한 페이지씩 넘어갑니다.
이제부터는 그 감정의 자취를 남겨보세요.
그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만의 감정 지도가 될 테니까요.